HyperCLOVA와 온서비스 전략 중심의 디지털 대전환
2025년, 네이버는 더 이상 단순한 검색 포털이 아닙니다. 이제는 인공지능(AI)을 전면에 내세운 기술 기반 AI 플랫폼 기업으로의 정체성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대표 IT 기업이자 포털 강자였던 네이버가 AI 기업으로 변모한다는 사실은 한국 디지털 산업 전반에 커다란 전환점을 암시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네이버가 AI 기업으로서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구체적인 서비스 변화와 기술, 글로벌 진출까지 어떤 흐름을 그리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네이버의 방향성: ‘온서비스 AI’ 선언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기업 전략 발표에서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에 AI를 내재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른바 ‘온서비스 AI(On-Service AI)’ 전략은 단순히 기술을 추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기존 서비스 전반에 AI를 깊숙이 통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네이버는 검색, 커머스, 뉴스, 지도, 콘텐츠, 쇼핑 등 거의 모든 사업군에서 AI 기반으로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예측하며,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전략과도 궤를 같이합니다.
2. HyperCLOVA X의 진화와 독립형 AI 생태계 구축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초거대 언어모델(LLM) **‘HyperCLOVA X’**는 네이버의 AI 전환 전략의 핵심입니다. 이 모델은 한국어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수학적 추론, 프로그래밍 언어 이해, 검색 기능 연계 등에서 높은 정확도와 실용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모델보다 향상된 ‘추론 능력’과 ‘지식 응답 정확도’는 B2B 고객, 정부기관, 교육,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네이버는 AI 기반 검색, 문서 자동 요약, 코드 생성, 챗봇, AI 브리핑 등의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픈소스 생태계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국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HyperCLOVA 기반 API를 활용해 자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생태계를 정비 중입니다.
3. 실제 서비스에 AI가 녹아드는 방식
네이버의 AI 기술은 단순히 연구소에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 서비스 곳곳에서 빠르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 AI 브리핑
사용자의 일정, 관심사, 지역, 실시간 이슈 등을 자동으로 분석해 출근길에 맞춤형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입니다. 뉴스, 날씨, 일정, 교통상황까지 하나의 음성이나 텍스트로 통합 제공되며, AI가 정보를 요약하여 사용자의 수고를 덜어주는 구조입니다.
▪ 스마트 커머스
네이버 쇼핑은 AI가 사용자의 검색·클릭·구매 이력을 분석해 맞춤형 상품 추천을 제공합니다. 최근에는 AI 챗봇이 실시간으로 상품 설명을 하거나, 리뷰를 요약해주는 기능도 추가되고 있습니다.
▪ 네이버 지도/모빌리티
네이버는 현대자동차, 기아와의 협업을 통해 차량용 AI 비서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운전 중 자연어로 길안내, 뉴스 브리핑, 주변 맛집 안내 등을 제공받을 수 있는 ‘운행 중심형 AI 인터페이스’도 상용화에 들어갔습니다.
4. 글로벌 확장: 사우디부터 미국까지
네이버는 AI 기술을 국내에만 한정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움직임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입니다. 네이버는 중동 지역에 디지털 인프라 구축, 스마트시티 설계, 데이터 센터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사우디에 현지 법인까지 설립해 AI 기반 행정, 교육, 도시 관리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시장을 겨냥해 B2B 중심의 클라우드 AI 사업을 준비 중이며, 일본, 동남아 등 다양한 언어권에 맞는 다국어 HyperCLOVA 모델도 병행 개발 중입니다.
5. 실적과 시장의 반응
네이버는 2024년 기준 매출 10조 원을 넘겼고, 영업이익도 2조 원 가까이 달성했습니다. 특히 AI와 클라우드 사업이 본격화된 2025년 1분기에는 약 2.78조 원의 매출과 5천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유지했습니다.
카카오와 비교해도 기술 내재화 속도, 글로벌 협력 수준에서 네이버의 전략은 한발 앞선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단순한 ‘국내 포털 기업’을 넘어 ‘글로벌 AI 플랫폼 기업’으로 재정의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6. 앞으로의 과제와 가능성
물론 네이버의 도전이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 글로벌 AI 경쟁 격화: OpenAI,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기술 격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가 핵심입니다.
- 데이터 윤리와 법적 리스크: AI 서비스 확산과 함께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 편향 문제 등도 병행 관리해야 합니다.
- 생태계 균형: 자사 모델만 내세우는 것이 아닌, 스타트업·학교·공공기관 등과의 유기적 협력이 지속돼야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AI를 기반으로 한 기술 중심 경영 구조가 네이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맺으며: AI 시대, 네이버가 다시 리드할 수 있을까?
AI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기술 패러다임이며, 디지털 기업의 본질적 정체성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이 흐름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서, 주도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AI 포털’이라는 타이틀이 낯설게 들릴 수 있지만, 지금의 네이버는 그것을 현실화하는 가장 빠른 기업 중 하나입니다.
앞으로 네이버가 어떤 방식으로 AI를 실생활에 녹여낼지, 그리고 그 변화가 우리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